국내대형할인마트업계 2위인 롯데마트는
선두주자 이마트가 제주시와 서귀포에 매장을 차려 대형할인마트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제주도에서
시장을 나눠먹기위해 금년 8월 제주시에 그것도 바로 이마트매장의 코앞에서 OPEM을 한다.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는 이미 개장을 했을 것이다.
지난 8월초 그 롯데마트현장에 스윙도어 설치공사를 하기위해서 당사직원들은 인천부두에서 인천-제주간을 운항하는 오하마나호라는 크루즈유람선에 공사자재가 적재된 트럭을 싣고 가서 3박4일간 설치공사를 잘 마치고 돌아왔다.
스윙도어는 지금 우리 회사에서 적지않은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아이템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WOT분석을 해봐도 당분간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고 또 꾸준하게 성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결과론이지만 아이템개발시점을 돌이켜 보면 대단한 反轉과정이 있었다.
다시 99년도로 돌아가 보자.
나중에 안 내용이지만 역삼동현장에서 상황이 바뀐 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자기네들의 판단미스로 벌어진 상황극복을 위해 나를 끌어들였고 현장소장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발주한 것을
취소나 보류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급한불은 끄고 보자고 발주는 해놓고나서 자기네가 책정해놓은 예산가를 오버하니까 구매부장이 틀은 거고
현장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권한이 없으니 나 몰라라하고 자빠진 것이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추측을 해 본다면 내가 일본에 이미 발주를 했고 제작에 들어갔을 테니 빼도 박도 못하는 상태니까
그 약점을 활용해서 금액을 조정해 보려는 자기네들끼리의 잔머리굴리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중에 윗대가리들은 쏙 빠지고 실무자급과장을 통해 유화제스츄어와 통사정을 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벌어진 상황수습을 위해 흥분을 가라앉히고 IQ는 그런대로 괜찮은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도 뾰족한 해결안이 나오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생각하면 할수록 아드레날린호르몬이 분비되는지 치밀어 올라오는 분노을 억제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걸 울화통이 치민다고 하는 건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쌩돈 2천만원이 넘는 거금을 날릴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렇다고 오기가 있지, 그 DOG BABY같은 녀석들의 야비한 농간에 굴복하는 것은 돈을 날리는 것보다도 더 못할 짓이었다.
일단 공항에 도착해서 일본의 파트너와 한진중공업건설에 전화를 넣었다.
일본에는 자세한 것은 오늘 가서 설명할테니 일단 작업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부분은 중단해 달라고 하고,
한진중공업건설에는 공사를 수주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다.
자기네방식대로 정식발주서를 받지 않았으니 책임도 의무도 없는것이고 그래서 구두로 받은 발주를 구두로 공사를 안하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고 나서 토쿄행비행기를 타고나니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그래 원점으로 돌아가면 내가 손해보는 게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그 짧은기간의 진행과정을 통해 스스로 부풀려 놓은 기대가 무너짐에 따른 상실감과
인간관계에 대한 배신감에 대한 분노, 그리고 내가 그 농간에 농락당했다는 자괴감이 일시적으로 이성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뿐이다."
이런 식으로 COOL하게 생각하다보니 이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전환할 수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왜냐하면 이 제품은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카달로그에 실린 사진이나 형상만 갖고 개발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본쪽에 견본품구입을 의뢰한 적이 있었으나 일본메이커한테 퇴짜를 맞은 전력이 있었다.
아마도 자기네 제품을 COPY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었으리라(사실 의도도 그러했지만.....)
하지만 이번은 정식 주문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주문을 받아주었고,
또 향후의 전망을 미끼로 일본스윙도어메이커의 정식Agent까지 요구해 볼까하고 생각하면서 진행하였는데
어차피 첫주문이 틀어진 마당에 일본에서의 상황에 따라 시제품구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꿈틀댔다.
일단 상황에 따라 대처하되 눈앞의 손익에 연연하지 않고 길게 내다 보기로 했다.
이번 건에 대한 손해는 좀 부담이 되도 경험비용으로 충당하면 되지만
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랜 비지니스파트너에게 약점을 보이는 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손해일 건 뻔하지 않은가?
토쿄에 도착해서 일본파트너사무실에 가서 일단 다음과 같이 상황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했다.
발주가 취소가 된 게 아니고 보류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정식으로 수주계약을 하지않고 진행한 잘못이 있으므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
만약 메이커에서 이미 제작에 들어갔다면 그 제품은 우리가 구입을 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다시 수주한다고 해도 이렇게 도깨비장난같은 주문은 하지않을 것이고
또 이번에 골탕을 먹인 그 업체는 다시 정식으로 발주한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으므로 수주할 생각은 없다.
단지 이 아이템은 앞으로 전망도 있고 내가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제품이니 메이커에 잘 얘기해서 시제품구입에 협조를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일본파트너는 하나라도 파는 게 목적이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오후에 만난 스윙도어메이커의 담당부장의 첫인상은 반백의 50대중반정도에 전형적인 일본의 샐러리맨이미지가 풍겼다.
오전에 이미 통보는 받았겠지만 내심 상당히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한국에 중요한 바이어의 주문이라고 이미 잡혀있는 제작일정들을 억지로 뒤로 미루고 급하게 진행했는데,
그리고 일부제품은 자재절단작업에 들어간 상태에서 작업중지를 시켰는데 이렇게 되니 자신의 입장이 아주 난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고도니 모우시와게 고자이마셍"(정말 뭐라 드릴말씀이 없습니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국민들한테 정중하게 사죄할 때 흔히 쓰는 용어다.
나야 초면에 달리 할말이 뭐가 있었겠나?
그 친구가 입만 띄면 이 말만 반복하면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다행히 내 인상이나 태도가 별로 나쁘지 않았는지 얼마후에 기분전환을 하며 수습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렇게 서로 아는 관계가 되었으니 향후 좋은 비지니스파트너가 되도록 하자고 했다.
이번 건에 대해 손실분이 발생했다면 전부 보상을 하든가 우리가 인수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좀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그러면 어떻게 수습을 해야할 지 돌아가서 협의해 보겠다고 했다.
막상 그렇게 나오니 알겠다고는 했지만 그대로 돌려보내서는 최악의 경우, 나중에는 청구되는 부분에 대한 보상만 떠앉고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끝날 것 같아서 황급히 다시 제안을 했다.
부장님의 입장을 고려해서 일단 제작에 들어갔던 제품은 우리가 인수를 하겠다고 했다.
향후 영업을 위해서도 실물이 필요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물건을 전시품으로 구입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뭐 그럴 필요까지 있겠냐?" "아니다. 미안해서 안된다"하면서 실랑이끝에 결국 제작이 중단된 제품은 자기네들이 다른쪽으로 소진하기로 하고 재고로 갖고 있는 규격품중에서 내가 선택한 몇가지 제품을 구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 한진중공업건설에서 주문한 SIZE는 규격품도 아니고 너무 커서 부담스럽기도 했었는데 삼빡한 규격품으로 공급해준다니 이건 완벽한 反轉이 된 셈이다.
스윙도어가 제품의 제작에 있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제품은 아니다.
단지 국내에는 수요가 제한적이므로 그 제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부품이나 자재가 시중에서 전혀 구할 수 없다는 데에 개발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당사는 훨씬전부터 유사한 작동방식로 구동되는 비닐 스윙도어를 개발하여 상품화했으므로 작동구조나 원리등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몰딩재나 실링재,스프링범퍼등의 소재는 직접 금형을 만들거나 메이커에 견본을 제시하여 주문생산을 해야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기때문에 초기에 개발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시제품이 필요했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수입된 제품은 웅비의 공장에서 몇번의 분해.조립과정을 거친 후, 스프링범퍼라든가, 창몰딩재같은 부품개발에 좀 고생은 했지만 새로운 아이템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데 몇년이 걸리지 않았다.
더 나아가 Policabonate판을 이용하여 비닐커텐 스윙도어의 단점을 보완한 투명PC판 스윙도어,
AL복합판을 도어재로하는 경량 알미늄스윙도어등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하여 상품화에 성공을 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대형MART의 시장확대와 식품공장들의 Hccup인증,GAP인증GMP인증,등의 추세를 타고 꾸준히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그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Wall-Mart에는 절대로 출하하지 않았다.
아니, Wall-Mart관련업체에서 연락이 오면 우리는 그 쪽 동네에 아주 안좋은 과거를 갖고 있다고하며 끊어 버렸다.
그 얼마후에 TV를 보니 개그맨 정준하가 그 멘트를 활용하면서 뜨고 있었다.(내가 원조인데...)
결국 그 Wall-Mart가 한국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남다른 감회가 느껴지면서,
아픈 추억을 남기고 떠난 옛애인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느껴지는 기분이 이랬을거나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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